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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TSD와 대리외상, 유사점과 차이점

by 여정_journey 2025. 4. 21.

PTSD(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와 대리외상 증후군은 모두 외상적 경험에서 기인한 심리적 반응이라는 점에서 비슷하지만, 그 발생 원인과 증상의 양상, 치료 접근법에서는 차이가 있습니다. 특히 대리외상은 심리상담사나 의료인처럼 타인의 고통을 자주 접하는 직업군에서 점점 더 중요하게 다뤄지고 있습니다. 이 글에서는 PTSD와 대리외상의 정의, 증상, 공통점과 차이점을 비교하며, 두 장애를 명확히 이해하고 효과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정보를 제공합니다.


PTSD의 개념과 증상

PTSD(Post-Traumatic Stress Disorder), 즉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는 생명에 위협을 주는 강력한 외상 경험 이후에 나타나는 정신질환입니다. 예를 들어 전쟁, 성폭행, 심각한 교통사고, 자연재해, 갑작스러운 상실 등의 경험이 PTSD의 주요 원인이 됩니다. 이 장애는 사건 직후 바로 발현되기도 하고, 수개월 또는 수년이 지나서 증상이 나타나는 경우도 있으며, 증상이 만성화되면 개인의 삶 전반에 심각한 영향을 미칩니다.

 

PTSD의 주요 증상은 다음과 같이 분류됩니다. 첫째, 외상 기억의 재경험입니다. 외상 당시의 장면이 꿈, 플래시백, 또는 갑작스러운 감정 반응으로 되살아납니다. 둘째, 회피 행동이 나타나며, 외상과 관련된 사람이나 장소, 생각을 피하려는 경향이 강해집니다. 셋째, 인지와 감정의 부정적 변화가 있습니다. 이는 자신에 대한 부정적인 신념, 지속적인 공포감, 무기력, 소외감 등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각성 상태의 변화가 발생하여 쉽게 놀라고 과민하게 반응하거나 불면증, 집중력 저하가 나타납니다.

 

PTSD는 DSM-5 진단 기준에 포함된 공식 정신질환으로, 조기 진단과 전문 치료가 필수적입니다. 인지행동치료(CBT), 노출치료, EMDR(안구운동 둔감화 및 재처리) 등의 심리치료 기법이 PTSD 완화에 효과적이며, 필요 시 항불안제나 항우울제를 병행하기도 합니다. 치료 없이 방치될 경우 알코올 중독, 대인기피, 자살 위험 증가 등 심각한 결과로 이어질 수 있어 반드시 전문적 접근이 필요합니다.

 

대리외상의 발생 원인과 특징

대리외상 특징

 

대리외상은 타인의 외상 경험을 반복적으로 듣거나 목격함으로써 자신도 외상을 겪는 것과 유사한 심리적 반응을 보이는 현상입니다. 특히 공감 능력이 뛰어나고 타인의 고통을 자신의 감정처럼 받아들이는 사람일수록 대리외상에 노출될 위험이 큽니다. 주로 심리상담사, 정신과 의사, 간호사, 사회복지사, 구호활동가, 언론인 등 타인의 고통을 일상적으로 접하는 직군에서 흔하게 발생합니다.

 

대리외상의 증상은 PTSD와 상당히 유사하지만 발생 원인과 발현 방식이 다릅니다. PTSD가 단일하고 강력한 외상 경험에 의해 갑작스럽게 나타난다면, 대리외상은 누적된 감정 소모와 반복적 노출에 의해 서서히 나타납니다. 특히 정서적 피로, 공감 피로, 무기력, 불면증, 우울감, 자신이 맡은 일에 대한 회의감 등이 대표적인 증상입니다. 심한 경우 타인의 고통에 대해 감정적으로 무감각해지거나, 반대로 지나치게 감정적으로 몰입해 일상생활에 지장을 받게 됩니다.

 

‘공감의 비용(Cost of caring)’이라는 표현으로도 불리는 대리외상은, 1990년대 심리학자 로리 앤 펄먼이 개념화한 이후로 심리치료 및 복지 영역에서 중요한 주제로 자리잡았습니다. 특히 이 현상은 단지 직무 스트레스를 넘어서, 심리적 세계관의 변화를 초래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매우 심각합니다. 인간에 대한 신뢰가 무너지거나 세상을 위협적으로 인식하게 될 수도 있습니다.

 

대리외상은 현재 DSM-5에는 공식적으로 포함되어 있지 않지만,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정신 건강 관리와 직무 지속 가능성을 위협하는 심각한 현상으로 인식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많은 기관에서는 슈퍼비전 체계 도입, 정기적인 자기관리 교육, 조직 차원의 심리적 회복 프로그램 운영 등을 통해 대리외상 예방에 나서고 있습니다.

 

PTSD와 대리외상의 공통점과 차이점

PTSD와 대리외상은 모두 외상에 대한 반응이라는 점에서 공통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 둘은 불면증, 집중력 저하, 불안, 우울, 정서적 둔감, 과각성 등 유사한 증상들을 공유합니다. 특히 지속적인 스트레스로 인해 신체적 증상까지 동반되는 경우도 많습니다. 예를 들어 소화불량, 두통, 만성 피로, 면역력 저하 등이 이에 해당합니다. 또한 두 장애 모두 전문적 치료 및 관리가 필수적이라는 점에서도 일맥상통합니다.

 

하지만 두 질환은 뚜렷한 차이점이 존재합니다. PTSD는 개인이 실제로 생명에 위협을 받는 외상적 사건을 직접적으로 경험한 후 발병하는 반면, 대리외상은 타인의 외상 이야기를 듣는 등의 간접적인 노출로 발생합니다. 이처럼 원인의 직접성 유무가 두 장애의 가장 큰 차이점입니다.

 

또한 PTSD는 발병 시기가 명확하고 증상이 급성으로 시작되는 경향이 있지만, 대리외상은 점진적이며 업무 환경 속에서 누적되어 나타나는 특징이 있습니다. 이로 인해 대리외상은 증상을 자각하지 못한 채 방치되는 경우가 많으며, 조직적인 개입과 예방이 매우 중요합니다. 실제로 많은 상담사나 의료인은 대리외상을 '업무의 일부'로 받아들이며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기도 합니다.

 

치료 측면에서도 차이가 있습니다. PTSD는 일반적으로 인지행동치료와 약물치료가 병행되는 구조적인 치료가 필요합니다. 반면 대리외상은 조기 인식과 예방 중심의 개입이 중요하며, 정기적인 심리 상담, 슈퍼비전, 마인드풀니스, 자기돌봄 워크숍 등 비약물적 접근이 효과적입니다.

 

결국 PTSD와 대리외상은 증상은 유사하더라도, 근본 원인, 진행 방식, 치료 방식에서 분명히 구분되는 심리적 장애입니다. 특히 감정노동이 많은 현대 사회에서는 두 장애가 함께 나타날 수도 있으므로, 직장 차원의 정신건강 관리 체계 구축이 매우 중요합니다.


PTSD와 대리외상은 모두 외상에 대한 심리적 반응이라는 공통점을 가지지만, 직접적 외상 경험 여부, 증상의 발현 방식, 치료 접근법 등에서 분명한 차이를 보입니다. 특히 대리외상은 상담사, 의료인, 언론인 등 감정노동이 많은 직업군에서 만성적으로 나타날 수 있어 자신의 상태를 알아차리는 훈련과 조기 관리가 중요합니다. 만약 자신이 또는 주변 동료가 대리외상의 증상을 겪고 있다면, 스스로 괜찮다고 넘기지 말고 전문 심리상담이나 조직 내 심리관리 프로그램을 적극 활용해 보시기 바랍니다. 건강한 마음이야말로 모든 관계와 일의 출발점입니다.